← 인사이트로 돌아가기

광고 외주를 끊은 날부터 시작된 일

AI 리포트 두 달 만에 광고 운영 외주를 끊은 대행사 대표. 진짜 어려운 일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업무 네 단계를 전부 시스템으로 닫고, 본인의 검수 감각까지 복제해서 옮기는 일이요.

작은 마케팅 대행사를 운영하는 대표님이 첫 미팅에서 말했습니다. 광고 운영 외주를 막 끊었다고요. 몇 년 동안 외부 운영사에 고객사당 적지 않은 월 비용을 내고 검색 키워드 광고 운영을 맡겨 왔습니다. 고객사의 서비스를 검색하면 뜨는 스폰서 링크, 그 광고입니다. 몇 달 전부터 월간 성과 데이터를 직접 내려받아 Claude에 넣고 분석과 개선안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두 달을 돌려 보니 운영사 리포트보다 나았습니다. 그래서 끊었죠.

대부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납니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죠. 다음 달부터 운영사가 하던 일이 전부 대표님 몫이 되는데, 달력은 이미 영업 미팅으로 꽉 차 있었습니다. "이게 자동으로 안 돌면 저는 못 해요. 일정에 먹혀요." 자축이 아니었습니다. 코너에 몰린 사람의 말이었습니다.

일은 네 단계, 자동화된 건 한 단계

처음 한 유용한 작업은 일을 분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광고를 돌린다"는 말 안에 서로 다른 네 가지 업무가 숨어 있으니까요.

  1. 수집. 광고 플랫폼에 계정별로 로그인해서 원본 성과 데이터를 내려받는다.
  2. 리포트. 분석하고, 무엇이 통했는지 정리하고, 변경안을 제안한다.
  3. 실행. 다시 로그인해서 실제로 바꾼다. 키워드 추가, 삭제, 입찰가 조정.
  4. 모니터링. 순위와 경쟁 입찰가를 매일 지켜본다. 옆집이 입찰가를 올리면 내 순위는 소리 없이 밀려나니까.

이렇게 펼쳐 놓으니 상황이 또렷해졌습니다. 자동화된 건 2번, 분석뿐이었습니다. 그건 정말 훌륭했고요. 하지만 1번, 3번, 4번은 여전히 키보드 위의 손이었습니다. 더 나은 리포트의 힘으로 운영사를 끊었는데, 운영사의 실제 노동은 자기가 물려받은 셈이죠. 외주를 대체한 게 아니라 상속받은 겁니다.

유혹은 브라우저 자동화였습니다. 사람이 클릭하는 것을 AI가 대신 로그인해서 클릭하게 가르치는 것. 솔직하게 테스트해 봤고, 솔직한 결론은 "부서지기 쉽다"였습니다. 로그인 보안 절차, 화면 개편. 클릭 위에 지은 것은 남의 일정대로 무너집니다. 더 나은 길은 눈앞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 광고 플랫폼에는 공식 API가 있거든요. 성과 조회로 수집이 닫히고, 키워드 일괄 처리(추가, 삭제, 중지, 재입찰)로 실행이 닫히고, 예약 조회에 알림을 붙이면 모니터링이 닫힙니다. 로그인 화면 앞에서 사람 흉내를 내는 로봇 없이, 네 단계가 전부 닫히는 겁니다.

지금의 모양이 그렇습니다. 데이터는 스케줄에 맞춰 알아서 내려옵니다. 리포트는 템플릿이 되었죠. 원본을 넣으면 매달 같은 구조가 나오고, 끝에 변경 제안이 붙습니다. 그 제안이 그대로 API 호출이 됩니다. 순위와 입찰가는 매일 수집되고, 대표님은 뭔가 실제로 움직였을 때만 소식을 듣습니다.

CHECK — 모든 변경 앞에 표 하나

실행 단계에서 양보할 수 없는 규칙 하나. 아무것도 바로 적용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은 먼저 표를 내밀어야 합니다. 이 키워드는 추가, 이 키워드는 삭제, 이 입찰가는 얼마에서 얼마로. 사람이 승인해야만 라이브 캠페인에 닿습니다. API의 목적은 사람을 없애는 게 아니라, 사람의 개입을 판단이 필요한 단 한 순간으로 줄이는 것이니까요.

광고 이야기가 아니었던 절반

프로젝트 중반쯤, 광고 파이프라인이 사실 작은 절반이라는 게 분명해졌습니다. 큰 절반은 한 문장으로 나왔죠. 우리 수석 기획자가 정말 뛰어난데, 그 사람 열 명의 효과를 갖고 싶다는 것.

이 대행사는 수년에 걸쳐 만들어진 두 사람의 속기로 굴러갑니다. 기획자가 초안을 잡고, 대표님이 걸고넘어질 지점을 미리 짐작해서, 보여주기 전에 고칩니다. 대표님에게 도착하는 건 거의 완성본이죠. 그 속기가 이 회사의 진짜 자산인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위키에도 없고, 템플릿에도 없고, 두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었죠.

그래서 제가 권하는 것 중 가장 안 화려하고 가장 믿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기록입니다. 이제 모든 회의, 모든 피드백 세션, 모든 "아니, 그게 아니라 이렇게"가 붙잡혀서 텍스트가 됩니다. 기획자가 신입 사원에게 해 줄 법한 설명, 그러니까 보수적인 고객사에는 왜 이 레이아웃인지, 브랜드 론칭에는 왜 이 메시지 순서인지가 소리 내어 말해집니다. AI는 신입처럼 그 속기를 모르니까요. 그 말뭉치에서 두 가지를 증류하는 중입니다. 하나는 AI가 초안을 잡을 때 기준으로 삼는 기획 원칙 문서. 다른 하나는 대표님 본인의 기준으로 훈련된 리뷰어 페르소나입니다. 이제 모든 초안은 대표님이 보기 전에, 대표님의 목소리로 1차 검수를 받습니다. 대비는 하루의 끝에서 가장 선명합니다. 전에는 초안들이 영업 미팅 뒤에 줄을 서서,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눈을 기다렸습니다. 밤에 검토되거나, 영영 안 되거나. 지금은 대표님이 던졌을 법한 반박을 실은 피드백이 몇 분 만에 돌아오고, 대표님에게 도착하는 건 두 번째 초안입니다. 최종 결정권은 그대로 대표님의 것. 다만 모든 것의 1차 필터이기를 그만뒀습니다.

자기 판단으로 페르소나를 만드는 모든 분께 드리는 경고를 그대로 드렸습니다. 이건 판단이 일관될 때만 작동합니다. 월요일에 빨갛다고 한 것을 목요일에 파랗다고 하면, 기계는 당신의 취향이 아니라 당신의 소음을 배웁니다. 그런데 안정된 기준을 억지로라도 말로 꺼내는 일은 AI와 무관하게 값진 작업이었습니다. 그 규칙들 중 일부는 그때 처음으로 문장이 되었으니까요.

실제로 대체된 것

이 프로젝트를 이렇게 요약하고 싶습니다. 외주를 끊은 건 사건이지, 성과가 아닙니다. 외주를 끊고, 물려받은 일에 익사하고, 다시 기어 돌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번이 버틴 이유는 네 단계 각각을 대표님이 소유한 시스템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느린 프로젝트, 그러니까 대표님과 기획자의 판단 자체를 문서와 페르소나로 옮기는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죠. 사람은 바쁘고 아프고 떠나지만, 문서와 페르소나는 떠나지 않습니다.

이 시스템이 돌아가는 이유는 AI가 대표님보다 검수를 잘해서가 아닙니다. 1차 검수라는 게, 사람이 실패한다기보다 조용히 놓아 버리는 종류의 일이라서입니다. 밤에 보는 열 번째 초안은 대충 넘겨지고, 미팅이 연달아 잡힌 주간에는 아예 못 봅니다. 문서화된 기준은 열 번째 초안에도 첫 번째와 같은 주의력을 씁니다. 복제된 건 최상의 컨디션일 때의 안목이 아닙니다. 매번 출근하는 안목입니다.

주의할 점도 실재합니다. API가 플랫폼의 모든 작업을 덮지는 않습니다. 몇 가지는 수동으로 남았고, 그 사실을 숨기지 않고 말했습니다. 페르소나는 뒤에 쌓인 기록만큼만 좋아지는데, 그 말뭉치는 아직 몇 달 치이지 몇 년 치가 아니고요. 그래도 방향이 핵심이고, 진짜 상금도 그쪽에 있습니다. 아낀 것은 외주비가 아닙니다. 대표님 본인의 검수 감각이 시스템에 복제되어, 대표님이 영업하러 나가 있는 동안에도 일한다는 것. 광고 운영에 돈 쓰기를 멈춘 게 아닙니다. 빌려 쓰기를 멈춘 겁니다.